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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탄생 165주년 맞은 광고기둥

조회수 : 442 출처 : 참고자료 참조 저자 : 장성준 독일 해외통신원

독일의 대표적인 광고 매체인 광고기둥(Litfaßsäule)이 탄생 165주년을 맞았다. 인쇄업자 Ernst Litfaß가 수도 베를린의 과다한 광고 포스터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것으로, 1855년 7월 1일 베를린의 Münzstrasse(현재의 Almstadtstrasse) 교차로에 최초로 설치되었다. 시 당국이 주문한 150개의 기둥으로 시작해 1954년 베를린의 광고기둥은 2024개에 이르렀다. 2019년까지 독일 내에만 약 5만 1000개의 광고 기둥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에는 2018년까지 2,548개의 광고기둥이 있었지만 2019년 옥외광고공급업자가 바뀌면서 기념비적인 24개만 남기고 모두 철거되었다. 시 당국은 해당 콘크리트 기둥에 사용된 석면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에 반발한 무명의 시민이 기둥이 있던 자리에 묘비처럼 날짜를 표시한 십자가를 세웠다. 미술가 Toralf Parsch는 광고기둥 철거에 대해 문화재 파괴라고 언급하며 구식 광고기둥을 다른 주의 소도시 Lelkendorf의 초원으로 옮겨 설치미술 작품으로 전시하기도 했다. 새로운 공급자가 된 ILG 사가 베를린 시로부터 설치 허가를 받았지만 새로운 광고기둥은 수백 개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쾰른 시에서는 2019년부터 오래된 광고기둥을 예술가들에 임대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9년까지 공모를 통해 매년 새로운 작품을 선정해 25개 광고기둥을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시에서 2개월 분량의 포스터 비용을 지원하는데, 프로젝트 전체 기간 동안 2만 4,000유로의 예산이 할당되었다.

과거 광고기둥은 행정부의 대민 공지나 전쟁 소식을 전하는 매체로 이용되었으며 세제나 조미료와 같은 브랜드의 광고를 싣기도 했다. 현재는 콘서트나 극장, 클럽 등을 운영하는 공연업계가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코로나 위기 여파로 지난 몇 개월간 예정되어 있었던 각종 공연과 행사가 취소되면서 기둥광고의 주문물량이 대폭 줄어들었다. 베를린의 옥외광고 전문 대행업체 Kulturplakatierung에 따르면 12만 장에 달하던 포스터 광고 물량이 7월 현재 5,000개에 불과한 상태다. 광고기둥을 포함해 공사장 벽면이나 비계, 버스정류장에 부착하는 광고를 주로 취급하는 이 업체의 한 달 거래량은 40만 유로에서 1만 유로 이하로 폭락했다.

광고기둥은 텔레비전 광고의 등장과 옥외광고의 디지털화로 인해 이미 수차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공연이 재개되고는 있지만 기둥광고의 침체는 쉽게 극복되기 어려울 듯하다. 문화재, 공공 미술의 일환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으며 광고기둥은 존속되고 있지만 향후 기둥광고의 활성화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그림1] 구식 광고기둥
(출처: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