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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톤보리의 입체 간판

조회수 : 348 출처 : 産経WEST 저자 : 박미경 해외통신원

 오사카 남쪽 도톤보리를 걷다 보면 가게부지에서 도로까지 튀어나와 있는 화려한 입체 간판 몇 개가 눈에 들어온다. 게, 소, 초밥, 멜론빵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 간판들에는 오사카 상인들의 정신이 구현되어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격감하였지만 다시 관광객들로 이 거리가 활기차게 되길 바라면서 입체 간판들은 오늘도 그 존재감을 발신하고 있다.



<그림 1> 팝 공예(POP工芸)가 제작한 입체간판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758297f.bmp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861pixel, 세로 679pixel

(출처: https://www.sankei.com/article/20210916-BJBPVOZQHVJBFHMSQJ3IKEI2UE/)


 ‘오사카오우쇼우’(大阪王将)의 길이 4.5m나 되는 만두, ‘겐로쿠스시’(元禄寿司)의 3m 크기의 초밥의 고기 부분을 잡는 손. 도톤보리를 장식하고 있는 입체 간판들을 제작·납품해 온 회사는 불과 4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 팝 공예(POP工芸)(오사카부 야오시)이다. 킨테츠 오사카선 타카야스 역에서 걸어 공장을 방문하면 입체 간판의 토대가 되는 발포 스티로폼을 깎은 가루 때문에 주변이 새하얗게 되어 있다.


 나카무라 마사히데(中村雅英) 사장에게 어드바이스를 받으면서 젊은 직원이 신중하게 발포 스티로폼을 깎으면서 도장해 나간다. 1개의 입체 간판을 만드는데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나카무라 사장은 “도톤보리에 설치된 입체 간판 대부분을 팝 공예가 만들었다.”라며 자랑하였다. 입체 간판을 디자인할 때 중시하는 것은 “한 번 봤을 때 임팩트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 겐로쿠 스시의 간판 제작을 부탁받았을 때 처음에는 접시에 초밥을 6개 진열하는 형태로 디자인하였지만, 나카무라 사장은 “초밥 1개만 만들고 손을 대는 형태로 만들면 임팩트가 강해질 것 같다.”라고 제안하였고 이 제안이 채택되었다.


 나카무라 사장은 1986년 POP 공예를 창업하였다. 오사카에서 인기 있는 라면집인 ‘킨류 라면’에서 용이 들어간 입체 간판을 만들어 달라며 제작을 의뢰받았다. 입체 간판은 제작한 적이 없다고 거절했으나 제작에 도전하였다. 처음에는 만드는 방법을 몰라 다른 동업자에게 도움을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나카무라 사장은 아오모리의 네부타 축제를 생각해 냈고 철망을 활용하여 본체(뼈대)를 만든 후 간판 표면을 섬유 강화 플라스틱(FRP)으로 굳혀 도장하였다. 간판에서 돌출한 용의 머리와 꼬리 등 생동감 있는 조형은 화제가 되었고 이후 입체간판 제작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2002년부터는 입체 간판을 만드는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POP 공예는 연간 40여 개의 입체 간판을 수주하고 있다. 나라현의 마스코트 캐릭터 ‘센토군’의 입체상 등 지자체로부터의 발주도 증가하고 있다.


 키요시마 히데키(清島秀樹) 킨키대학 명예교수는 독특한 입체 간판이 눈에 띄는 도톤보리의 거리에 대해서 유일무이한 장소라고 평가하였다. 간사이 지역에서도 역사적 건조물이 많이 남아 있는 교토시는 엄격한 옥외광고물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고려해 옥외광고를 설치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간판의 붉은색을 차분한 갈색으로 바꾸었고, 주차장 간판의 노란색은 흰색으로 바꾸는 등 조례에 대응하고 있다. 각 가게가 경쟁하듯이 사람들의 눈에 띄는 커다란 입체 간판을 내걸고 있는 도톤보리 광경과는 대조적이다. 키요시마 명예교수는 오사카에는 ‘재미’라는 가치관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으며 분라쿠(文楽) 등 인형을 사용한 전통문화를 즐겨온 오사카의 풍속과도 관련이 있다고 해석하였다.


 도톤보리는 입체간판 문화가 생겨난 특별한 곳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힘든 날을 보내고 있는 도톤보리지만 도톤보리의 특별한 문화인 입체 간판들은 여전히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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