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다양한 공익광고에 활동되고 있는 싱가포르 디지털 옥외광고
옥외광고가 전체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전 세계평균 (약 6%)보다 두 배 이상 (약 13%)를 차지하는 싱가포르에서는 최근 버스정류장 옥외광고를 중심으로 기존의 아날로그 광고 플랫폼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 전역 약 1,300여개 버스정류장에 설치되어 있는 옥외광고판에 대한 사업권은 현재 프랑스계 기업인 JCDecaux와 미국계 기업인 Clear Channel로 양분되어 있는데, 양사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한 디지털 옥외광고 시스템을 바탕으로 2018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광고판 교체작업에 착수하여 현재는 아날로그형 광고판을 찾기가 더 힘든 실정이다.
디지털 플랫폼이 싱가포르 옥외광고, 특히 버스정류장 옥외광고에 빠르게 정착되면서, 정부의 공익광고 역시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가 진행 중이다. 선거권위주의 정권답게 정책입안과 그 성과를 선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싱가포르 정부는 (관영)언론매체들과 더불어 옥외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싱가포르 독립기념일(National Day): 엄격한 옥외광고 규제의 단 하나의 예외” 참고), 버스정류장 옥외광고가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되면서 이에 맞는 다양한 형식의 공익광고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글에서는 뇌졸중 예방켐페인, 구인인력 지원프로그램인 Adapt and Grow, 그리고 정신질환 예방 및 지원 켐페인인 BeyondtheLabel의 버스정류장 옥외광고들을 중심으로 싱가포르 정부가 공익광고에 디지털 옥외광고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 그림 1 > 과 < 그림 2 >는 싱가포르 보건부에서 주관하고 있는 뇌졸중 예방
< 그림 1 > 싱가포르 보건부의 심장마비 예방 디지털 옥외광고
출처: 필자직접촬영
< 그림 2 > 싱가포르 보건부의 심장마비 예방 디지털 옥외광고
출처: 필자직접촬영
캠페인을 소개하는 디지털 옥외광고들이다. 빠른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생활에 익숙해진 싱가포르에서는 해마다 뇌졸중(stroke)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인데, 2008년 5583건이었던 뇌졸중 발병건수는 2017년 7741건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인구 10만 명당 약 230건이 발병한 것과 같다 (National Registry of Diseases Office 2019).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보건부 (Ministry of Health)와 국가질병관리본부 (National Registry of Diseases Office)를 주축으로 최근 뇌졸중 예방 캠페인인 Stop Stroke과 Spot Stroke를 진행하고 있다. < 그림 1 >이 건강한 이미지와 함께 광고 수용자들의 주위를 환기시키기는 목적이라면 < 그림 2 >는 뇌졸중의 전조증상이 발생할 경우 빨리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라는 이른바 FAST (Face dropping, Arm weakness, Speech difficulty, Time to call)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버스정류장 옥외광고의 디지털화로 인해 이 두 광고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인데, 실제로 <그림 1>에서 <그림 2>로 광고가 바뀌는 시간은 채 30초가 되지 않았다.
필자가 조사한 버스정류장서는 국가복지위원회 (National Council of Social Service)가 주관하는 Beyond the label 캠페인의 디지털 옥외광고 또한 게시하고 있었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국가차원의 정신질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프로그램을 뜻하는 Beyond the label을 홍보하기 위한 디지털 옥외광고는 앞서 언급한 뇌졸중 예방 프로그램과 같이 두 가지 서로 다른 버전을 교차게시하고 있었는데, < 그림 3 >과 < 그림 4 >에서 볼 수 있듯이 두 광고 모두 대화체 형식을 채택하여 광고수용자가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 주목할 것은 문장마다 중요한 단어들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게 끔 해서 또 다른 의미를 가지는 문장으로 보이게 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 그림 4 >에서는 “학업.. 사회활동.. 엄청난 압박이지. 언
<그림 3과 4> Beyond the label 디지털 옥외광고
출처: 필자직접촬영
젠가는 그걸 잊을 거야”라는 문장에서 강조된 단어들만 연결하면 “학업..사회활동..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져”라는 문장이 된다. 이렇게 상반된 문장들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 또한 극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싱가포르 정부가 주관하는 버스정류장 옥외광고는 우리나라의 고용노동부에 해당하는 Workforce Singapore의 재취업 프로그램인 Adapt and Grow의 소개 광고이다. Adapt and Grow는 자기 적성과는 맞지 않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이직을 생각중인 현직자들에게 정부차원에서 상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출범하였는데, < 그림 5 >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프로그램의 옥외광고는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를 다른 광고보다 훨씬 더 부각시킨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다른 프로그램보다 광고를 보다 유익하게 접하는 수용자, 즉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의 양이 홈페이지에 더욱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양하고 세련된 싱가포르 정부의 디지털 옥외광고는 한국의 사례에서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공익광고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광고의 메시지를 세련되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용자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끔 다양한 기술, 특히 최근들어 강조되는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정부광고의 지나친 엄숙주의에서도 벗어나 보다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여 수용자의 이목을 끌 수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광고주, 즉 정부의 정책 홍보에 있어서 공공성뿐만이 아닌 보다 다양한 요소를 접목시킬 수 있는 포괄적
< 그림 5 > Adapt and Grow의 옥외광고 예시
출처: 필자직접촬영
이고 현실에 정합한 광고정책의 수립이 요구된다.
참고자료
https://www.marketing-interactive.com/features/the-place-ooh-media-holds-in-the-digital-age/
https://brandinginasia.com/asia-pacific-now-the-largest-ooh-region-with-nearly-13-billion-in-sales/
https://www.healthhub.sg/programmes/130/strokehub
https://www.nrdo.gov.sg/docs/librariesprovider3/default-document-library/ssr-web-report-2017.pdf?sfvrsn=7cf41ad3_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