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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2025년 상반기 광고 업계속 옥외광고 시장 동향과 이슈

조회수 : 7 출처 : 저자 : 유병렬

서론


2025년 프랑스의 광고 시장은 디지털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전통 매체가 뒤로 물러나는 구조적 변화 위에 고금리·저성장·지정학적 불안·개인정보 규제라는 네 갈래 압력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한 해 전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달아올랐던 열기를 순식간에 식혀 버린 상태다. 시장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구글·아마존·메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가든 월 강화(walled-garden elevation)’라는 전략으로 자기 영토를 더 높고 두꺼운 울타리로 둘러싸고 있는데, 이는 다른 회사의 쿠키·픽셀 같은 추적 장치를 차단해 광고 집행·성과 측정·결제가 오직 자사 시스템 안에서만 이루어지도록 만들고, 로그인·결제 기록 같은 1차 데이터를 암호화된 ‘클린룸’에 가둔 뒤 광고주에게는 가공된 요약 수치만 보여 주는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플랫폼 내부에서라면 여전히 정밀한 타기팅과 실시간 성과 확인이 가능하지만, 플랫폼 밖—특히 거리의 디지털 스크린처럼 익명으로 대규모 주목을 얻는 옥외광고(OOH) 채널과—노출 빈도나 중복을 조정하려 할 때 쓸 수 있는 원본 데이터는 크게 줄어들어, 광고주와 대행사가 산업의 생태계 전반을 한눈에 그리기가 한층 까다로워졌다.


바로 이 지점에 EU는 단계적으로 시행 중인 세 가지 규정으로 추가 압박을 가한다. 디지털 서비스 법(DSA)은 거대 플랫폼에게 “광고를 어떤 기준으로 보여 주었는지, 위험 요소는 없었는지”를 투명 보고서로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디지털 시장 법(DMA)은 검색·메신저처럼 필수 인프라를 가진 ‘게이트키퍼’에게 자사 서비스 우대 행위를 금지하며 데이터 결합 시 사전 통보를 의무화한다. 여기에 ePrivacy 규정은 쿠키나 기기 식별자를 광고 목적으로 쓰려면 이용자에게 먼저 “예, 동의합니다”를 받아야 한다고 못 박는다. 세 법이 모두 자리 잡으면 한 사람을 웹·모바일·커넥티드 TV에서 끝까지 따라다니며 광고를 반복 노출하는 기존 방식은 힘을 잃게 되고, 개인정보를 거의 쓰지 않고도 시간·장소·날씨 같은 ‘상황 정보’만으로 타기팅할 수 있는 옥외 스크린이 자연스레 퍼널 상단의 대안 매체로 각광을 받는다.


실제로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승강장에 설치된 대형 LED 스크린은 낮 기온이 30도를 넘으면 아이스크림 광고로, 파리 생제르맹이 골을 넣는 즉시 구단 굿즈 광고로 자동 전환될 만큼 데이터-트리거 방식이 정교해졌다. 화면 앞을 지나친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같은 제품을 검색하면, 구글·아마존 같은 플랫폼은 자사 ‘울타리’ 안에서 그 검색 행위와 이전 영수증·위치 기록을 조합해 최적화된 가격·쿠폰을 띄우고, 까르푸·르클레르 같은 대형 유통사의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는 남은 재고 수량까지 연동해 ‘지금 바로 구매’ 버튼을 제공한다. 이렇게 OOH가 거리에서 첫 주목을 모으고, 검색·리테일 미디어가 손안에서 결제를 끝내며, 플랫폼 클린룸이 익명 통계를 되돌려 주는 삼각 회로가 형성되면서, 개인정보 규제가 강해질수록 오히려 OOH의 입구 가치가 더 또렷해지는 역설적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본론


2025년 상반기 광고 업계 속 옥외광고 시장 동향과 이슈


2024년 프랑스 광고시장은 파리 하계 올림픽·UEFA Euro 2024·미국 대선 예비 경선이 겹치면서 화면마다 단가가 급등했고, 전통 TV 광고 수입은 3개월 동안 월평균 37% 늘었다. 그러나 이 초과 수요는 2025년에 곧바로 기저효과로 반영돼, 시장 성장률을 1.0~1.4%p 낮추는 역성장 착시를 만들었다. 여행·숙박·스포츠용품·공공 캠페인 예산은 2025년 2월부터 평년 수준 아래로 내려왔고, 2024년 가격 인상을 이끈 대형 디지털 스크린은 같은 단가를 고수하려면 모바일·커넥티드 TV로 이어지는 실제 전환 근거를 추가로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4월 수정 전망에서 프랑스 실질 GDP 증가율을 1.1%에서 0.6%로 하향 조정했다. 원인은 △미·중·EU 간 교역 둔화, △금리 인하 중단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팬데믹 후 누적된 국가 채무의 재정 제약, △설비 투자·주택 착공 동반 감소, △실질 임금 정체로 요약됐다. 소비·투자·수출 세 축이 모두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광고 예산처럼 탄력성이 높은 지출이 먼저 줄었다. INSEE 가계신뢰지수(2025년 5월)는 88, EU 경제심리지수는 94로 낙관 기준선 100을 밑돌았고, 대형 구매 의향이 –45까지 떨어져 자동차·가전·가구 같은 고가 품목 수요가 위축됐다. Magna는 이런 심리 위축이 직접적으로 광고비를 0.4%p, 재고 조정 등 2차 파급으로 0.2%p 추가 하락시킬 것으로 추산했다.


물가도 변수다. 2024년 소비자물가는 2%대 후반이었으나 2025년에는 1% 안팎으로 예상돼 ‘미디어 인플레이션’ 효과가 약화됐다. 매체사는 매출 방어 수단으로 가격 할인 또는 프로그래매틱 비중 확대를 택했고, 시간·위치별로 세분화된 경매 구조에 익숙한 디지털 옥외광고(DOOH)가 자연스럽게 반사이익을 얻었다.

결과적으로 2025년 전통 매체 총수익은 –1.6% 감소했고, 구글·메타·아마존·틱톡·스냅 등 플랫폼 매출은 여전히 +8.6% 성장했으나 2024년(+14.2%)보다 둔화됐다. OOH 전체는 +0.9%로 유지됐지만, 종이 포스터는 –2%, 디지털 패널은 +11%로 명암이 갈렸다.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과열에서 정상화로의 급격한 수렴’이다. 초대형 이벤트가 사라져 수요 압력이 꺼진 가운데, 고금리·교역 불안·재정 경직·투자 위축·임금 정체가 동시에 작동했고, GDPR·ePrivacy 시행으로 쿠키·광고 ID 기반 정보 기반 광고 타기팅 정밀도도 낮아졌다. 그 결과 실시간 가격 조정과 데이터 유연성이 높은 DOOH·리테일 미디어·쇼퍼블 CTV가 전통 TV·스폰서십의 위계를 대체하고 있다. Médiamétrie·닐슨의 ‘One Audience’ 통합 시청률이 매체 성과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만들었고, ARCOM은 일일·주간 광고 시간 상한을 엄격히 적용해 방송사 편성 남용을 제한했다.


요약하면 2024년은 이벤트 주도로 과열된 시장, 2025년은 거시·규제·기술 세 축이 동시 제동을 걸어 시장의 정상화를 재구축하기 위한 기간이 되었다. 새 핵심 모델은 ‘책임형(full-funnel) 퍼널’이다. 거리 스크린(OOH)으로 대량 주목을 확보하고, 디지털 스크린(DOOH)·리테일 미디어·쇼퍼블 CTV로 전환을 완결하며, GDPR 가드레일 안에서 예산을 운용하는 구조가 2개 연도를 가르는 명확한 경계선으로 자리 잡았다.



1-1. 총지출 규모와 매체 구도 ― 디지털 ‘시장공급자’가 주도권을 장악한 구조적 전환, 그리고 ‘모바일 퍼널의 입구’로 재조명되는 OOH·DOOH


2025년 프랑스 광고비는 216억 유로로 집계되었으며,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같은 해 명목 GDP가 0.6% 확대되고 소비자물가가 1.3%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고비만 세 배 이상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지출 구성은 디지털 편중이 두드러진다. 노출-측정-결제를 모두 플랫폼 내부에서 처리하는 디지털 채널이 147억 유로(비중 68%)를 흡수했고, 이 중 91%가 구글·메타·아마존·틱톡·스냅·씨디스카운트로 집중됐다. 검색, 소셜, 커머스 기능을 동시 제공하며 ‘원클릭 결제’까지 품은 이들 플랫폼(이하 시장공급자)은 사실상 디지털 광고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이 집중현상은 두 가지 기제에서 기인한다. 첫째, 시장공급자는 광고 노출·클릭 로그를 서버에 밀리초 단위로 적재해 실시간 성과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둘째, 추천 알고리즘이 이용자별 클릭 확률을 계산해 광고 순서를 즉각 조정한다. 셋째, 결제 버튼이 플랫폼 내부에 위치해 구매 과정의 마찰 비용이 최소화된다. 팬데믹 이후 비용 효율을 중시해 온 광고주는 이러한 폐쇄적이지만 손쉬운 구조에 예산을 몰아주었다. 그러나 플랫폼 안에서 모든 절차가 닫히는 ‘폐쇄 퍼널’은 최초 주목 지점을 축소한다. 신규 브랜드는 진입이 어렵고, 기존 브랜드도 장기 브랜딩보다 즉시 전환에 집중하게 된다. 이 공백을 메우면서, 강화된 개인정보 규제를 우회할 수단으로 부상한 채널이 디지털 옥외광고(DOOH)다. 프랑스 옥외광고연합의 2만 5천 명 패널 조사에 따르면, 지하철·버스 쉘터 스크린을 본 뒤 10분 안에 모바일 검색이나 앱 실행으로 이어지는 비중이 모바일 전체 전환의 21%에 달했다. DOOH가 모바일 구매 여정의 초기 트리거 역할을 수행한다는 근거다.


규제도 두 매체의 결합을 촉진했다. 2025년 3월 시행된 e-Privacy Regulation은 쿠키와 광고 ID 사용을 제약하지만, 위치·시간·날씨 같은 비식별 ‘콘텍스트 데이터’ 활용은 허용한다. DOOH는 원래 이러한 정보를 기반으로 광고를 교체해 왔기 때문에, 플랫폼이 상단 퍼널을 보강할 데이터를 찾을수록 거리 스크린의 가치가 높아지는 구조가 형성됐다. 실제로 구글과 메타는 DOOH 사업자와 위치 기반 API를 연동해, 특정 스크린에 광고가 노출되면 해당 지역·시간대 모바일 검색 광고의 문구와 입찰가를 동기화하는 양방향 데이터 루프를 운영하고 있다.


성과도 뚜렷하다. France Pub 분석(2025년 상반기 37개 캠페인)에 따르면 OOH·DOOH와 플랫폼 광고를 결합했을 때 광고비 대비 매출은 선형 TV 단독의 1.7배, 모바일-웹 배너 단독의 1.4배였다. 식음료·패션·저가 항공처럼 충동 구매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결과적으로 2025년 프랑스 광고시장은 시장공급자가 퍼널 하단을, OOH·DOOH가 퍼널 상단을 담당하는 상호 보완 체제로 수렴했다. 플랫폼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거리 스크린의 필요성이 커지고, 거리 스크린이 제공하는 콘텍스트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플랫폼 전환율이 개선되는 순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2026년 이후 예정된 월드컵·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를 고려하면, “OOH로 초기 관심을 확보하고 플랫폼에서 구매를 마무리하는” 연동 퍼널은 향후 시장 성장의 핵심 기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2. 커넥티드 TV 광고 수익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사회‧경제적 맥락과 옥외광고와의 역학 관계


2025년 프랑스의 거실은 다시 한 번 광고 시장의 중심 무대로 떠올랐다. 스마트 TV가 급속히 보급되고 초고속 광 인터넷이 모든 지역으로 확장되면서, 집안 대형 스크린이 사실상 상시 연결 장치가 되었기 때문이다. 통신 규제청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가구의 스마트 TV 보유율은 2022년 58퍼센트에서 2025년 73퍼센트로 뛰어올랐고, 같은 기간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역시 80퍼센트를 넘어섰다.


기술 환경이 갖춰지자 디즈니플러스·넷플릭스·프라임비디오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앞다투어 “광고를 시청하면 구독료를 절반 이하로 낮춰 주는” 저가 하이브리드 요금제를 도입했다. 연속되는 요금 인상과 계정 공유 제한으로 피로감을 느끼던 이용자들은 비용을 절약한다는 심리적 보상을 얻기 위해 광고 포함 요금제를 선택했고, 그 결과 스트리밍 서비스 내부에 새로 생긴 광고 시간—기술적으로는 ‘인벤터리’라고 부르는 판매 가능 시간—이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때 광고주가 체감한 효율은 기존 선형 방송보다도 높았다. 광고가 포함된 요금제를 고른 시청자는 이미 할인을 받았다는 만족감 덕분에 중간 광고를 불편해하지 않았고, 건너뛸 수 없는 특성 덕분에 완전 시청률, 곧 ‘광고 전체를 끝까지 보는 비율’이 97퍼센트에 달했다. 광고 단가(천 회 노출당 비용)는 전통 TV보다 25퍼센트가량 낮았는데, 실제 메시지 전달력은 오히려 강해졌으니 광고주 입장에서는 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효과를 얻는 셈이 됐다.


두 번째 추진력은 근무 형태 변화에서 나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프랑스 대기업과 공공 부문은 재택과 사무실 출근을 섞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제도화했다. 가구당 주 휴식·재택 시간이 평균 10시간 가까이 늘면서,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사이—과거에는 방송 편성표가 비어 있던 구간—에도 거실 TV가 배경 소음처럼 켜져 있는 장면이 흔해졌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이 공백 시간대에 요리 정보, 짧은 뉴스 요약, 요가 스트레치 영상처럼 중단해도 부담 없는 짧은 프로그램을 편성했고, 광고주는 ‘점심 시간에 15초짜리 할인 쿠폰을 노출하고 오후 5시까지 사용을 유도하는’ 낮 시간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집행하기 시작했다.


상황은 거리의 디지털 옥외 스크린과 교묘하게 맞물렸다. 출근길과 퇴근길에는 도심 버스 정류장·지하철 승강장 스크린에서 브랜드 메시지가 1차 노출을 맡고, 낮 시간 거실 스크린에서 두세 차례 보강 노출이 이어지며, 저녁 시간에는 다시 거리 스크린이 “오늘 자정 이전 구매 시 추가 할인” 같은 막판 푸시 역할을 수행하는 삼단 주파수 구조가 표준 운영 모델로 자리 잡았다.


세 번째 원인은 프라이버시 규제 강화가 낳은 역설적 효과다. 2025년 3월 발효된 e-Privacy 규정은 ‘목적 제한’과 ‘데이터 최소화’를 명문화해 웹·앱 영역에서 제삼자 쿠키와 모바일 식별자를 사실상 퇴출시켰다. 그러나 거실 TV는 이미 가입자 계정·IP·셋톱박스 번호처럼 가구 단위 식별자가 내장돼 있어, 개인정보 논란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타기팅이 가능하다. 광고 서버는 TV가 켜지는 순간 “이 가구는 부모와 15~18세 청소년이 함께 살며 주말마다 축구 생중계를 본다”는 정도의 패널 정보를 파악하고, 메시지 빈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반대로 거리 스크린은 위치와 시간이라는 환경 정보만으로 대량 노출을 확보한다. 두 매체는 한쪽이 가구 단위 정밀함을, 다른 쪽이 익명 대량 도달을 제공하며 서로의 약점을 메운다.


네 번째 요인은 유통업과 스트리밍 업계의 융합이다. 까르푸·르클레르 등 대형 슈퍼마켓 체인은 자체 CTV 앱에 ‘쇼퍼블(Shoppable) 기능’을 심었다. 시청자가 거실 TV에서 광고를 볼 때 리모컨의 확인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기고 결제까지 끝난다. 광고주가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내부 지표인 ‘노출 후 결제까지 걸린 시간’—Time to Transaction—은 평균 180초, 즉 세 분이 채 되지 않는다. 거리 스크린은 별도의 재고 정보 API를 받아 실시간으로 “근처 매장에 물건이 열두 개 남았다”와 같은 문구를 띄우며 CTV에서 결제하지 않은 시청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최종 도약판이 된다.


다섯 번째 동력은 시청률 측정 기준의 통합이다. 시청조사 전문 기관 Médiamétrie와 닐슨은 2024년 말 선형 방송·CTV·모바일 동영상을 하나의 패널 지표로 묶은 ‘원 오디언스(One Audience)’를 선보였다. 광고주는 같은 보고서에서 매체별 순 도달, 중복, 빈도를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예산을 이동시킬 수 있게 되었다. 숫자가 투명해지자 CPM 비교가 간단해졌고, CTV가 선형 방송보다 25퍼센트 저렴하면서도 완전 시청률이 높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그 즉시 미디어 구매 조직은 지면을 따로 사지 않고 CTV와 거리 스크린을 한 장의 주문서로 묶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렇게 다섯 트렌드가 한 몸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거실 스크린과 거리 스크린은 경쟁보다는 분업의 전선을 형성한다. 전통 선형 TV와 일부 모바일 예산이 CTV로 이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OOH는 CTV와 사용자 동선을 시간차로 이어 붙여 주는 ‘첫 불씨’이자 ‘마지막 푸시’ 매체로 기능한다. 실증 연구 결과, 두 매체를 결합한 캠페인은 전통 TV 단독보다 광고비 대비 매출이 70퍼센트가량 높았고, 모바일-웹 단독과 비교해도 40퍼센트 가까이 우월했다. 그 결과 프랑스 미디어 플래너들은 2025년 들어 “거리에서 호기심을 점화하고 거실에서 결제를 마무리한 뒤, 모바일·리테일 미디어로 반복 상기한다”는 OOH-CTV 하이브리드 퍼널을 기본 전술로 수립한다.



1-3. 주소 지정형 광고와 크로스-스크린 패키지 — 2025년 프랑스 미디어 시장이 직면한 전략적 전환점


2025년의 프랑스 광고 환경은 “한 가구를 둘러싼 모든 화면을 하나의 호흡으로 묶어 내겠다”는 기조 위에서 재편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 목표를 주소 지정형 광고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주소 지정형이라는 표현은 우편번호나 도로명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시청 로그, 가입지 IP, 셋톱박스 로그인 정보처럼 파편화돼 있던 단서를 한데 모아―그리고 GDPR이 요구하는 가명화·암호화 규칙에 따라―하나의 집을 하나의 점으로 추상화한 뒤, 그 점에 매 분·매 초 새로운 메시지를 실어 보내는 기법을 가리킨다. 브랜드가 “이 집 거실 TV에는 레시피 영상을, 같은 집 휴대전화에는 할인 쿠폰을, 300미터 떨어진 버스 쉘터 스크린에는 재고 수량 알림을”이라는 세 갈래 지시를 내려도, 송출 서버는 도메스틱 ID 그래프가 제공하는 가구 식별 키를 읽고 상황에 맞춰 광고를 실시간으로 조합한다.


이 기술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프랑스 지상파 세 그룹(TF1, France Télévisions, M6)과 통신·셋톱박스 사업자가 공동 구축한 도메스틱 ID 그래프가 놓여 있다. 이 그래프는 방송·IPTV 가입 주소, 스마트 TV 로그인, 가입자 고유 번호를 암호화한 뒤 동일 가구를 하나의 노드로 통합하는 작업으로 시작됐고, 2024년 말 기준 전국 1,900만 가구를 점 단위로 매핑해 두었다. 그래프에 연결된 각 점에는 이름이나 전화번호 같은 민감 데이터가 남아 있지 않으며, 제3의 사업자가 들어와도 해독할 수 없는 암호화 해시만 보인다. 그 덕분에 GDPR의 ‘목적 제한·데이터 최소화·가명 처리’라는 세 원칙을 동시에 충족하면서도 가구 수준의 정밀 타기팅이 가능해졌다.


기술 인프라가 한 줄기 뼈대를 세웠다면, 실전 운용을 가능하게 한 근육은 Finecast·Samba TV·Smartclip 같은 플랫폼들이다. Finecast는 방송 채널, CTV 앱, IP 기반 스트리밍 재고를 하나의 주문서로 묶어 주는 창구이며, Samba TV는 스마트 TV ACR(자동 콘텐츠 인식) 데이터로 “이 집 안에서 어떤 장면이 언제 시청되고 있는지”를 초 단위로 포착해 준다. Smartclip은 이 모든 재고를 실시간 입찰 시장에 올려 광고주의 예산·주파수·지역 조건을 알고리즘으로 해결한다. 세 시스템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 광고주는 더 이상 매체사마다 따로 연락할 필요가 없다. 화면 종류와 상관없이 “5일 동안 목표 가구당 여섯 번 노출, 최초 두 번은 거리 스크린, 나머지는 TV·모바일”이라는 한 장짜리 지시만 내려도 캠페인이 돈다.


크로스-스크린 패키지는 이 생태계가 만들어 낸 가장 직관적인 상품이다. 패키지 엔진은 지하철역의 DOOH 스크린, 거실의 CTV, 손안의 스마트폰을 하나의 통신망으로 엮어, 출근길·퇴근길·야간이라는 시간축과 주방·거실·침실이라는 공간축을 따라 노출 빈도를 자동 배분한다. 실무 과정은 보통 이렇게 흘러간다. 첫날 아침, 오페라역 대형 스크린이 브랜드 영상을 1회 터뜨린다. 그날 저녁 8시, 같은 집 거실 TV가 레시피 영상을 2회 내보낸다. 다음 날 아침, 스마트폰 검색 결과 상단에 리뷰·할인 코드가 노출되고, 48시간 이후에도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스템은 퇴근 시간 버스 쉘터 스크린에 “재고 15개 남음”이라는 물량 연동 메시지를 추가로 띄운다. 이 모든 과정은 사람이 ‘다음 단계’를 클릭하지 않아도, 가구 ID와 상황 정보가 맞아떨어지는 순간마다 서버가 실시간으로 계산해 실행한다.


측정 체계 역시 퍼널 중간이나 하단만 들여다보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났다. Médiamétrie와 Comscore가 합작한 All Screen Reach 패널은, 광고주가 주문서에 적어 둔 가구 ID가 실제로 어느 시간대·어떤 화면에서 몇 차례 노출됐는지―그리고 노출 후 검색·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동일 지표로 리포트한다. 2025년 1분기 30개 시범 캠페인의 평균을 보면, 전통 TV 단독 집행 대비 광고비 대비 매출(ROAS)이 1.7배 높았고, DOOH 단독 대비 2.2배까지 치솟았다.


이와 같은 구조적 효율은 시장 전략 구도도 뒤흔든다. 규제 리스크가 커질수록 개별 플랫폼이 소유한 개인정보는 정밀도를 잃어가고, 그 자리를 가구 ID 기반 크로스-스크린 데이터가 채우는 추세가 짙어진다. 광고주는 주소 지정형 패키지를 통해 OOH에서 대규모 주목을 확보하고, CTV와 모바일에서 정보를 보강하며, 검색·리테일 미디어로 구매 전환을 완결짓는 완전형 퍼널을 한 장짜리 KPI로 관리한다. 프랑스 시장은 이 체제를 2025년에 본격 도입했으며, 방송·통신·DOOH 네트워크가 합작한 도메스틱 ID 그래프와 세 개의 플랫폼(Finecast·Samba TV·Smartclip)이 손발을 맞추는 한, 주소 지정형·크로스-스크린 패키지는 규제 환경 속에서도 성장을 잇는 가장 현실적인 고정밀 – 고도달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4. 옥외광고 세부 동향 ― 평면 종이 게시물에서 거대 디지털 스크린으로 옮겨가는 흐름, 그리고 ‘데이터로 숨 쉬는 거리’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구매 여정


프랑스의 거리·지하철역·공항·쇼핑몰을 조금만 둘러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접착식 포스터나 라미네이트 패널로 채워져 있던 광고판이 대형 LED·LCD 스크린으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음을 단번에 체감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변환’ 덕분에 옥외 영역 전체 매출은 2025년에 0.9% 늘어나 14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표면적 숫자보다 중요한 사실은 스크린 방식 광고가 해마다 두 자릿수 비율로 커지면서 종이·비닐류 광고의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은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로그래매틱(자동 거래) 방식이 차지하는 몫이 4년 새 3배 가까이 확대

2021년만 해도 ‘자동 거래’(프로그래매틱)로 판매되는 스크린 시간이 전체 옥외 광고 재고(인벤토리)의 10% 남짓에 불과했지만, JCDecaux·Clear Channel France·Médiatransports처럼 스크린 네트워크를 대규모 보유한 사업자들이 전면적인 기지국(셀룰러)·와이파이·블루투스 백홀을 구축한 덕분에 2025년 상반기 기준 그 비율이 약 28%까지 뛰어올랐다.


‘재고(inventory)’란 광고를 실어 보낼 수 있는 시간·장소·화면 분량을 가리키는 용어인데, 예컨대 하루 24시간 가동되는 파리 리옹역 메인 홀 스크린 1기의 24 × 60분 = 1,440분이 곧 하루 인벤토리이며, 이 가운데 400분 이상이 실시간 입찰(자동 거래)로 팔리고 있다는 의미다. 자동 거래가 많아질수록 캠페인 가격은 시장 수요-공급 그래프를 따라 자연 조절되므로, 광고주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가격으로” 지면을 쉽게 확보할 수 있고, 매체사는 비는 시간대(야간·심야·평일 낮) 단가를 낮추어 가용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데이터 트리거’가 가동되는 방식 ― 화면이 단순 영상판이 아니라 실시간 상황판이 된다

자동 거래가 빛을 발하려면 ‘트리거(trigger)’, 즉 광고 교체를 자동으로 촉발하는 데이터 신호가 필요하다. 파리 시내 버스 정류장 스크린을 예로 들면, 날씨 API에서 ‘기온 30도 이상’이 감지되면 아이스크림 광고가, ‘비 소식’이 뜨면 우산 광고가 자동으로 전송되고, 교통 공사 API에서 ‘지하철 1호선 지연 10분 이상’이 발생하면 이동통신사 LTE 무제한 요금제 광고가 실시간 스포츠 경기 API에서 PSG가 골을 넣자마자 구단 온라인 스토어 광고가 즉시 재생된다.

이렇게 환경 정보·이벤트 정보·상권 정보가 곧바로 광고 크리에이티브 교체를 끌어내는 메커니즘을 통틀어 ‘데이터 트리거’라고 부르며, 스크린이 단순 재생 장치를 넘어 ‘상황판(대시보드)’ 역할을 함으로써 관심 집중도와 클릭 전환율을 마치 디지털 배너처럼 즉각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가치다.



SKU(상품 관리 단위) 동기화가 필요한 이유를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대형 슈퍼마켓 체인이 운영하는 1,000개의 매장에는 평균 5만 개 이상의 SKU(Stock Keeping Unit, 개별 제품·색상·용량·패키지 단위별 재고코드)가 존재한다. 만약 DOOH 스크린에 초코바 광고를 틀었는데, 바로 옆 편의점은 해당 초코바가 품절이라면 광고 효과는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와 옥외 스크린 서버를 인트라넷으로 연결, 매장별 실시간 재고 데이터를 광고 송출 서버와 ‘동기화(sync)’해 둔다. 재고가 10개 미만으로 떨어지면 광고가 자동 종료되고, 새 배송이 도착하면 다시 송출을 켜는 식이다. 이렇듯 SKU 동기화는 “광고 노출 → 실제 구매”라는 마지막 고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매 실패’(재고 없음) 리스크를 최소화해 ‘광고비-매출 전환율’을 극대화해 준다.



1차 노출‧재접촉(리타깃)‧플라이트 시퀀싱을 길고 쉽게 풀어보면


광고주가 “핵심 소비자에게 일주일 동안 다섯 번은 보여 주자”고 계획했다면, 첫 번째 노출(1차 접촉)은 대개 도심 번화가·지하철역 디지털 스크린처럼 보행·대기 시간이 긴 환경에서 일어난다. 이후 12시간 안에 모바일-웹 배너로 2차 접촉, 48시간 안에 소셜 영상으로 3차 접촉, 주말 밤 거실 CTV에서 4‧5차 접촉을 순차 배치하는데, 이렇게 매체·시간대를 ‘비행 일정표(flight)’처럼 배열한다고 해서 ‘플라이트 시퀀싱’이라 부른다. DOOH는 교통량·보행량 피크 타임을 이용해 1차 노출을 크게 확보하기 좋은 반면, 모바일-CTV는 정밀 데이터를 이용해 재접촉(retargeting) 빈도를 조절하기 쉽다. 결과적으로 옥외 스크린이 퍼널 가장 윗목(awareness 단계)에서 대규모 관심을 모은 뒤, 디지털 매체가 퍼널 중·하단에서 기억 상기(reminder)·행동 촉발(action)까지 이어 주는 다층 구조가 만들어진다.



‘퍼널의 앞단’이란 무엇이며, 왜 옥외 스크린이 그 자리를 차지하나


마케팅 퍼널은 ‘브랜드 인지도(맨 위) → 관심 → 고려 → 구매 → 충성(맨 아래)’로 이어지는 깔때기형 개념이다. ‘앞단’(Upper Funnel)은 소비자가 제품을 처음 인식하고 호기심을 갖는 관문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사람을 폭넓게 만나야 효과적이다. 집 밖에 나서는 순간부터 출근·통학·쇼핑·여가를 위해 이동하는 동안 반강제적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디지털 옥외 스크린은 다른 어떤 매체보다 ‘주목 범위’가 넓고, 휴대전화를 꺼내 들기 바로 직전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대형 스크린이 앱 설치·검색·QR 스캔·AR 체험 같은 디지털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발하며, “OOH가 모바일·온라인 구매 여정의 ‘첫 단추’이자 ‘첫 터치포인트’”라는 실증 연구가 쏟아지고 있다. 다시 말해 아무리 디지털 광고가 정교하게 타기팅되더라도, 최초 관심을 형성하는 스프링보드가 쇠퇴하면 전체 퍼널이 왜소해지기에, 옥외 광고 인프라 확충은 브랜드 성장의 ‘필수 사회 간접 자본’으로 여겨진다.


정리하면, 2025년 프랑스 옥외광고 시장은 스크린 디지털화·자동 거래·데이터 트리거·SKU 동기화·플라이트 시퀀싱이라는 다섯 축이 동시에 작동하여, 종이·비닐 게시물 중심이던 과거 모델을 ‘데이터로 숨 쉬는 거리 미디어’로 탈바꿈시키고 있으며, 이는 퍼널 앞단을 단단히 붙잡아 디지털 시장공급자들이 지배하는 하단 전환 시장으로 소비자를 원활히 인도하는 필수 전초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1-5. 검색·리테일미디어 확장의 배경과 옥외광고(OOH)와의 총체적 역학


2025년 프랑스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부문은 검색(Search)과 리테일미디어(Product Search)이다. 이 두 채널은 연간 8%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배후에는 이용자의 정보 탐색·구매 행동이 ‘대화형으로, 그리고 즉시 결제로 이어지는 원스톱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거시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먼저, 구글·마이크로소프트·네이버·Qwant 등 주요 검색엔진은 전통적 링크 목록 대신 자연어 요약·리뷰 하이라이트·가격 비교·즉시 구매 버튼이 결합된 ‘대화형 검색 결과(Conversational Answer)’를 가장 위에 배치함으로써, 검색 행위를 정보 탐색 단계를 넘어 즉각적인 구매 전환 접점으로 진화시켰다. 동시에 아마존, 씨디스카운트, 오샹, 까르푸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은 자사 내부 검색창을 사실상 광고 인벤토리(스폰서드 슬롯)의 결집지로 고도화하여, 사용자가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는 순간 스폰서드 상품이 자연 검색 결과보다 우선적으로 노출되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변동은 브랜드 인지도-고려-구매로 이어지는 전 경로를 ‘검색 한 지점’에서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만든다. 소비자는 ‘여름용 SPF 50 선크림 추천’이라는 음성 질문을 던진 뒤, 챗봇이 제시한 요약 답변 안에서 제품 정보, 사용 후기, 실시간 재고, 결제 버튼까지 확인하며, 평균 네 번 이하의 클릭으로 구매를 완료한다. 플랫폼은 이 과정을 검색 클릭 후 결제 완료까지 소요된 초 단위 시간을 지표로 측정하는데, 대화형 검색 기반 광고의 평균 Time-to-Transaction은 240초(4분)를 밑돌아 기존 배너·디스플레이 대비 두 배가량 빠른 ‘전환 속도’를 기록한다.


한편 2025년 3월부터 전면 시행된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 후속 e-Privacy 규정은 제3자 쿠키·디바이스 ID와 같은 ‘개인 식별자’를 광고 타기팅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대폭 축소하였다. 그 결과 플랫폼은 개인이 아닌 가구·세그먼트 단위로 비식별 오디언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광고주는 1:1 매칭(동일 개인을 여러 매체에서 정확히 다시 찾아내는 기법)을 통해 얻던 고정밀 리타기팅 지렛대를 잃게 되었다.


이 공백을 메우는 매체가 대형 디지털 옥외 스크린이다. DOOH는 개인 데이터를 직접 다루지 않더라도 위치·시간·환경이라는 ‘컨텍스트 데이터’만으로 대량 노출을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실시간 프로그래매틱 거래·날씨·교통·스포츠 이벤트 연동과 같은 데이터 트리거 기능을 통해 검색·리테일미디어와 동일한 속도로 메시지를 교체할 수 있다.


결국 옥외 스크린은 ‘브랜드 최초 주목 단계(퍼널 상단)’에서 소비자의 시선을 강제적으로 확보한 뒤, 몇 초 이내에 스마트폰 검색 행위를 유발하여 검색·리테일미디어가 지배하는 퍼널 하단(구매 전환)을 견인한다. 따라서 검색·리테일미디어 예산이 커질수록 옥외 매체는 모바일 퍼널의 입구라는 전략적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며, 두 채널은 개인정보 규제 시대에도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며 공진화되는 쌍두마차가 되고 있다.



개인정보 규제가 형성한 검색·리테일미디어 공진화의 현주소


20242025년의 유럽 광고시장은 사생활 보호를 둘러싼 제도·기술·플랫폼 환경이 동시에 재편되면서 커다란 구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우선, 유럽 사법재판소(CJEU)는 이른바 쿠키(동의하지 않으면 콘텐츠 접근 자체를 막는 화면)를 사실상 금지해 웹사이트·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의 명시적 승낙 없이 행동 추적용 쿠키를 심는 관행을 차단했다. 이어서 애플과 구글이 각각 광고 단말 식별자인 IDFA와 Privacy Sandbox의 사용 조건을 단계적으로 조여 광고주가 한 사람을 여러 기기·서비스에서 연속적으로 추적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2025년 3월 발효된 e-Privacy Regulation 최종안은 ‘목적 제한’과 ‘데이터 최소화’를 법률 차원에서 명문화해 플랫폼이 생성·보유할 수 있는 개인 세부 데이터를 한층 더 줄여 놓았다.


이처럼 일대일 식별 기반 타기팅이 급격히 약화되자, 브랜드와 에이전시는 두 갈래 대응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하나는 회원·구매 이력처럼 자체적으로 수집한 1차 데이터를 암호화해 ‘클린룸’이라는 안전 영역에 보관한 뒤,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와 교차 연산하여 겹치는 세그먼트만 익명 형태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애초에 개인 식별자를 요구하지 않는 맥락형 매체(contextual media)로 예산을 이동시키는 전략인데, 이 부문의 대표 주자가 대형 디지털 옥외 스크린이다. DOOH는 ‘어느 지점에서, 어떤 시간에, 어떤 환경 조건이 감지될 때’ 광고를 교체할지를 위도·경도·시간·날씨·교통량·주변 행사 일정 같은 비식별 정보만으로 결정한다. 따라서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바꿀 수 있는 동적 타기팅을 구현한다.


이 지점에서 검색·리테일미디어와 DOOH 간 공진화가 본격화된다. 도심 번화가의 스크린 네트워크는 오후 5시 무렵 1834세 유동 인구가 급증하고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오르면 자동으로 냉료·스포츠 의류 광고로 전환된다.


동시에 같은 시간대에 검색·커머스 플랫폼은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기상 정보와 이동 패턴을 실시간 피드 형태로 받아들여 검색 결과 상단 문구·가격·재고 배너를 동일한 콘텍스트에 맞춰 즉시 조정한다.

반대로 플랫폼 쪽에서 특정 키워드—예컨대 ‘무알코올 맥주’—의 검색 빈도가 한 시간 사이 급격히 치솟는 현상이 포착되면, DOOH는 그 정보를 역신호로 받아 인근 슈퍼마켓·편의점 스크린에 해당 제품 광고를 바로 띄운다.


이 “환경 → 온라인”과 “온라인 → 환경”의 양방향 데이터 회로가 완성되면, 한쪽이 사생활 침해 논란 없이 수집한 콘텍스트 데이터가 다른 쪽의 타기팅 정밀도를 보완해 주는 상호 보완 구조가 형성된다. 사용자 경험의 관점에서 보면, 거리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브랜드를 처음 인지하고 몇 초 안에 휴대전화로 검색한 뒤 상세 정보를 확인하고 결제까지 완료하는 심리·행동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져 정보 탐색 편의성과 구매 속도가 동시에 향상된다.



결론


2025년의 프랑스 광고 시장은, 거시경제 둔화와 고금리 기조가 결합하여 전반적인 소비 심리를 억누르는 상황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가속되는 구조적 흐름이 멈추지 않는다는, 어찌 보면 상식적이고 단순한 전제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지만, 그 전제가 실제 편성 전략과 예산 운용 방식에 투영되는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세분되었고, 그 결과 퍼널 단계별 ΔROI를 실시간으로 갱신하면서 가변 예산 범위에서 즉시 집행 규모를 조정하는 체계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전제”가 되었다.


이를테면 OOH가 퍼널 상단에서 대규모 도달을 확보한 직후, 동일 가구를 식별하는 ID 그래프가 CTV·모바일로 메시지를 이관하고, 검색·리테일미디어가 결제 페이지까지 사용자 여정을 끌고 가는 3단 경로는 더 이상 실험적 모델이 아니라, 규제 환경 덕분에 역설적으로 강화된 기본 운용 플레이북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퍼널 중심 사고가 작동하려면, e-Privacy로 인해 개인 식별자가 급격히 희소해진 외부 환경 속에서도 타기팅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 인프라가 필요하며, 프랑스 방송·통신·옥외 3대 업권이 공동으로 구축한 가구 단위 ID 그래프가 바로 그 토대를 제공한다.


이 그래프는 가입 주소, 셋톱박스 번호, IP 등 파편화된 신호를 암호화 해시로 묶어 하나의 ‘집’이라는 점으로 추상화하고, 광고 서버는 그 점을 열쇠 삼아 화면 종류와 관계없이 노출 빈도를 자동 배분하는데, 이때 1st-party 데이터를 안전 영역에 보관해 교집합만 익명 세그먼트로 호출하는 클린룸이 결합되면서, 식별자 없는 정밀성이라는 역설적 표준이 시장에 자리잡게 되었고, 따라서 데이터 전략의 무게추는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느냐”에서 “얼마나 매끄럽게 연결하느냐”로 완전히 이동하였다.


매체사 입장에서는 더 이상 ‘화면’을 파는 것이 아니라 API, 곧 기온·교통·재고·이벤트와 같이 광고 교체를 트리거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파는 구조가 지배적이며, 플랫폼은 이 데이터 스트림을 입찰 가산 로직과 검색 문구 조정에 곧바로 주입함으로써, 화면 판매와 데이터를 불가분으로 묶어 수익을 증대시키는 복합 모델을 정착시켰다.


따라서 광고주·대행사는 매체사 API를 인제스트하고 정규화해 예측 모델에 투입할 수 있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갖추지 않는 한, 단순 CPM 비교만으로는 더 이상 최적 효율을 확보할 수 없고, 실시간 빈도 캡 조정이나 크리에이티브 버전 스위칭 같은 고급 운용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확인하였다.


광고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이를 하나의 기준으로 통합해 측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Médiamétrie, 닐슨, Comscore 같은 기관은 TV, CTV, 모바일, 옥외광고(OOH)를 하나의 패널로 묶어 사람들이 어떤 화면에서 어떤 광고를 얼마나 봤는지를 주간 단위로 분석해 보여준다.


실무 조직들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ARIMA-X, 베이지안 모델, 다층 혼합모형 같은 전통 통계 기법에 MLOps를 더해 광고 효과를 예측하고 있다. 예측보다 결과가 좋거나 나쁠 경우, 각 퍼널 단계별로 광고 예산을 자동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는 실시간 데이터를 받아 카피, 이미지, 콜 투 액션을 자동으로 만들어 내며, 광고의 분석과 제작이 동시에 최적화되는 방식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


한편 규제 측면에서도 변화가 크다. DSA, DMA, GDPR 같은 유럽 규제가 강화되면서, 알고리즘 감사와 개인정보 보호가 기업의 손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됐다. 위반 시 연 매출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광고, 법무, 데이터, 준법 부서가 KPI를 함께 설정하고, 데이터 수집 목적, 보존 기간, 가명 처리, 보안 실사, 투명 보고 자동화 같은 절차를 캠페인 기획 초반부터 포함해야 한다. 규제 준수는 이제 사후 점검이 아니라, 광고 실행과 동일한 흐름에서 실시간으로 관리되는 인프라가 되었다.


2025년 이후 프랑스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광고주는 다음 다섯 가지를 갖춰야 한다.


첫째, 퍼널 단계별 수익성과 반응률을 기준으로 예산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시스템을 조직 표준으로 만들고,


둘째, 식별자가 없이도 타기팅이 가능하도록 가구 ID, 콘텍스트 데이터, 클린룸을 결합하고,


셋째, 매체사 API, 실시간 입찰, 데이터 트리거를 통합할 수 있는 데이터 엔지니어링 역량을 확보하며,


넷째, 통계 모델과 AI 기반 콘텐츠 제작을 결합해 데이터와 크리에이티브를 동시에 최적화하고,


마지막으로, 광고 결정 전 과정에 규제 준수 체계를 넣어 과징금 리스크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


이 다섯 가지를 구조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만이, 타기팅 고도화·실시간 최적화·규제 대응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충돌 없이 조율해, 2025년 프랑스 광고 시장의 새로운 규칙을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주요 용어 정리


   퍼널


사람들의 행동을 위에서 아래로 좁혀가는 과정으로 보는 마케팅 도구다. 처음엔 많은 사람이 광고를 보지만, 그중 일부만 제품에 관심을 갖고, 더 적은 수만이 실제 구매까지 이어진다. 이 흐름을 깔때기 모양으로 그려서 퍼널이라 부른다.


광고 성과를 분석할 때, 어디에서 사람들이 이탈하는지, 어느 단계에서 반응이 좋은지 파악할 수 있어 예산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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