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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상업 매체에서 공공 플랫폼으로: 중국 옥외광고의 사회적 기능 확대와 역할 재편

조회수 : 12 출처 : 차이나데일리, 중국광고협회, CTR 시장연구 저자 : 이지행


상업 매체에서 공공 플랫폼으로: 중국 옥외광고의 사회적 기능 확대와 역할 재편



중국 옥외광고 산업은 2025년을 전후하여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과거 수십 년간 상업적 제품 홍보에 집중되었던 옥외광고가 이제는 사회적 가치와 공공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복합적 매체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정부의 강화된 규제 정책,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 그리고 도시 공간의 공공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결합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옥외광고 매체가 단순한 일방적 정보 전달 수단을 넘어 시민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하면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기대치도 크게 높아졌다. 중국 정부는 옥외광고를 도시 미관 개선과 시민 의식 향상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며, 기업들 역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회적 가치를 담은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옥외광고에 표현되는 콘텐츠의 유형과 그 비중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인 상업광고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되고, 공익적 메시지와 환경 친화적 콘텐츠, 그리고 문화예술적 요소가 새롭게 부상하면서 옥외광고 생태계 전반의 다원화가 진행되고 있다.



1. 공익광고 비중 증가와 사회적 책임 강화


상업광고 대비 공익광고 비중 측면에서, 공익광고의 존재감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정부의 정책적 권고와 규제로 인해, 옥외 광고판의 일정 몫을 공익적 메시지가 차지하도록 제도화되었기 때문이다. 선전 등 많은 도시가 디지털 옥외광고의 20% 이상을 공익광고로 의무 편성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베이징도 옥외광고물 관리 조례에서 공익광고 시설의 균형 배치를 명시하고 있다. 그 결과 옥외광고 매체에서 정부 정책 홍보, 공공 안전 캠페인 등이 수시로 노출되고 있다. 차이나데일리(chinadaily)에 따르면 광저우의 상징물인 광저우탑은 설치 이래 총 2,799건의 옥외광고를 송출했는데 이중 1,002건(약 36%)이 공익광고로 집계되었다고 밝혔다.


그림 1 광저우탑 상업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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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이두 이미지, https://image.baidu.com/ (2025년 6월 10일 검색)


그림 2 광저우탑 공익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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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이두 이미지, https://image.baidu.com/ (2025년 6월 10일 검색)


광저우탑은 도시 관광지이자 옥외매체로서 광저우의 정치·문화 선전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해마다 국제 조명 축제가 개최될 때마다 인근 꽃성광장(花城广场)의 대규모 조명쇼와 연계하여 통합적인 시각적 스펙터클을 연출하며, 이 과정에서 애국주의와 전통문화 계승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도시 차원의 홍보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공익광고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옥외매체의 사회적 기능과 문화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며, 도시 공간에서 공익적 메시지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기업들도 정부의 방침에 호응하여, 자사 광고 캠페인에 환경보호나 사회 책임 이미지를 담는 CSR 광고를 옥외에 집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옥외광고가 상업제품 홍보 일색이었다면, 이제는 공익 메시지와 상업 광고가 일정 비율로 공존하며 도시민에게 정보와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2. 친환경 광고의 확산과 지속가능경영


친환경 광고 측면에서도 두 가지 흐름을 짚을 수 있다. 하나는 옥외광고 산업 자체의 친환경화이고, 다른 하나는 환경 주제 광고 콘텐츠의 증가이다. 전자와 관련해, LED 전광판의 에너지 소비 절감과 광고물 재활용 및 친환경 소재 사용이 업계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双碳) 정책에 호응하여, 주요 옥외광고 업체들은 전력 효율이 높은 LED 모듈 개발, 태양광 활용 조명판, 종이 포스터의 재활용 등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철도 역사 등에서 디지털 광고를 운영하는 조신미디어(兆讯传媒)는 2024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광고 LED 화면의 전력 효율화와 녹색경영 추진을 밝혔는데, 이는 옥외광고 업계에서 친환경 미션을 적극 이행하는 사례이다. 또한 우한시 옥외광고 시설 계획(2024~2030) 등 여러 도시 계획에서는 옥외광고 설치 시 준수해야 할 기본 원칙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이들 계획은 환경보호와 자원 절약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하고, 도시 녹화 및 생태환경 보전을 위해 기존 환경을 훼손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친환경 소재와 첨단 절전 기술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광고 운영을 도모하며, 소음이나 빛 공해 등 각종 환경오염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광저우에서는 광환경 관리 표준을 2025년까지 제정하여 광고 조명의 휘도(辉度)를 세분 관리할 계획으로, 광고물의 빛 공해를 체계적으로 규제하려 하고 있다.


한편 환경을 주제로 한 광고 콘텐츠도 부쩍 늘었다. 이는 공익광고의 하위 범주라 할 수 있는데, 중앙정부의 생태문명 건설 기조에 따라 친환경 생활, 탄소 저감, 대기·수질 오염 개선 등을 소재로 한 캠페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예컨대 도시 곳곳의 디지털 정보안내판은 대기질 지수, 탄소포인트 제도 홍보 등 환경 정보를 수시로 표출하며, 재활용 분리수거를 장려하는 공익 포스터가 버스 정류장 등에 게시되고 있다. 기업들도 세계 환경의 날 등에 맞춰 녹색(绿色)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옥외에 관련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옥외광고 매체가 단순 상업홍보를 넘어 사회적 공론장 역할을 일부 수행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3. 도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의 역할 확대


마지막으로, 중국 옥외광고의 사회적 역할 확대는 앞서 말한 공익 및 친환경 메시지의 증가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최근 중국의 많은 도시들이 옥외광고 시설을 공공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비상시 옥외 전광판을 통한 경보 발령 시스템이 구축되어, 2023년 베이징 홍수나 지진 발생 시 거리의 디지털 사이니지가 즉각 경고문을 표출한 사례가 있다. 심천 조례에도 전광판이 긴급재난 시 정부 지시에 따라 경보 정보를 송출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문화·예술적 활용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 중국 저장성(浙江省) 자싱(嘉兴)에서는 남송 시대 시구를 16대의 레이저 프로젝터로 야간에 투사하는 ‘Poetic Dreams of Ganchuan’ 쇼가 열려, 시와 도시 공간을 결합한 조명형 공공 예술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또한, 닝보(宁波) 천일각(天一阁)에서는 당송 시구를 건축 외벽에 레이저로 투영하는 문화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러한 공연 및 행사가 중국인으로서 정체성과 소속감을 높여준다고 긍정 평가했을 정도로, 광고물이 도시문화 연출의 매개체로 활용될 가능성이 입증되었다.


전반적으로 2025년 현재 중국 옥외광고 산업은 광고 유형의 다변화와 사회적 책무 강화라는 변화 속에 있다. 상업광고는 여전히 옥외광고의 주류이지만, 공익광고와 친환경 메시지의 비중이 늘어나고 사회 계몽·문화 전파의 역할이 커지는 추세이다. 옥외광고가 단순한 소비자 자극 수단을 넘어, 도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공공 이익과 상업 이익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중국의 옥외광고는 기술혁신과 더불어 이러한 사회적 가치 요소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면서, 도시 환경과 공동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매체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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