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옥외광고센터

작년 말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어온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하 코로나19)은 이제 전 세계적 유행단계(pandemic)에 이르렀다. 2020년 3월 17일 기준으로 약 18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며 이 가운데 약 7천여 명이 희생되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각국은 입국통제, 자국 내 인적교류 축소, 심지어는 지역봉쇄와 같은 대책들을 수립하여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남아시아 물류와 교통의 중심국가인 싱가포르 역시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23일 중국우한 출신 관광객의 첫 확진판정 이래 빠르게 증가해 온 감염자 수는 2월 6일 질병발생대응시스템현황(DORSCON) 경보를 심각(오렌지) 수준으로 격상하고 자국 내 대중시설의 검역강화, 대학을 비롯한 주요시설의 단체행사 중단 및 축소를 명령한 이후 빠르게 안정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 유입된 여행객들의 발병이 두드러지면서 확진자 수는 최근 다시 급증하고 있는데, 3월 17일 현재 총 24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싱가포르 정부의 공공위생 디지털 옥외광고

출처: 필자촬영

경제의 대부분을 인적 · 물적 교류에 의존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특성상 코로나19 확산방지는 현 정부의 가장 큰 과제로 자리 잡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대규모 인력의 동원을 통한 주요 시설들에 대한 방역작업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싱가포르는 정부정책의 초점을 개인위생 강화에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부의 의도는 최근부터 디지털 스크린이 설치된 모든 버스정류장에 게시되고 있는 옥외광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위의 그림은 싱가포르 정부의 코로나19 공식 웹사이트인 SGUnited와 국립환경국에서 공동으로 제작한 공공위생증진 옥외광고이다. 이 옥외광고에서는 개인이 할 수 있는 7가지 행동, 즉 비누를 사용한 손 씻기, 하루에 두 번 체온체크하기, 재채기와 기침을 할 때는 티슈를 사용하기, 사용한 마스크와 티슈는 휴지통에 버리기, (호커센터와 푸드코트를 비롯한) 식당에서 사용한 그릇과 쟁반은 다시 돌려주기, 가정 내 환기와 방역철저, 그리고 가정 내 변기 청소와 건조 등을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한국과는 달리 손 소독제와 마스크 사용은 이 광고에서 의도적으로 빠져있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DORSCON 격상이후 위생용품의 수요급증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민들의 불만을 야기했던 상황을 재현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기업들 또한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동시에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동참하고 있다. 싱가포르 최대 공유운송 업체인 그랩(Grab)은 주요 고객층 가운데 하나인 관광객들의 수가 줄어들고 더욱이 운전자 가운데 한 명이 확진자로 판명되자 큰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이에 그랩은 가격이 저렴한 합승 프로그램인 그랩쉐어(GrabShare)를 폐지하는 동시에 운전자들의 마스크 사용과 환기를 의무화하는 등 대책을 수립했다. 이와 동시에 <그림 2>와 같은 전단지형 공익광고를 자사 가맹차량에 부착하여 이용자들의 개인위행 강화를 독려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싱가포르 정부와는 달리 마스크 사용을 언급하고 있지만, 기침이나 콧물이 있는 이용자들에게 한정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들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비치된 휴지를 사용하고 사용한 휴지는 반드시 외부에서 버리도록 강조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그랩의 자사 가맹차량 내부비치용 공익광고

출처: https://www.channelnewsasia.com/news/singapore/wuhan-virus-coronavirus-grab-grabshare-suspended-12411756